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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다페스트 동네 가이드

부다페스트에 지낸지 3주가 지났다. 부다페스트 동네별 특징과 흥미로운 공간들을 적어보았다.

부다페스트는 어떤 도시인가?

부다페스트는 도나우강을 중심으로 서쪽에는 부다, 동쪽에는 페스트 지역이 위치해 있다. 부다와 페스트는 1873년 통합되기 전까지 다른 도시였다. 부다는 역사적 유물과 건축물이 발달된 지역이었고, 페스트는 상업과 예술의 중심지였다. 이 때문에 현재에도 재밌는 것(쇼핑, 먹거리, 클럽 등)은 모두 페스트에 위치해 있다. 페스트는 서울의 강남, 부다는 강북의 종로 지역와 느낌이 유사하다.

부다페스트는 총 23구로 나누어진다. 이 중 주요 관광지는 7구, 9구, 11구이다. 나는 여기서 3주나 있었기 때문에 물론 이 외 지역도 방문해보았다. 지내면서 느낀 부다페스트 동네별 특징과 개인적으로 흥미로웠던 공간들을 적어보았다. (주의: 부다페스트의 유적지나 주요 관광지 정보는 담겨있지 않습니다.)

제 7구. 유대지구(Jewish Quarter)

부다페스트에서 유동인구가 가장 많은 관광 중심지이다. 라면집, 빈티지샵, 미슐랭 레스토랑, 스페셜티 커피숍 등 없는게 없으며 밤 11~12까지 문을 여는 가게, 술집들이 거리 곳곳 가득하다. 과거 유대인들이 이 지역에 모여살며 문화와 상업이 크게 발달하였다.

대다수의 호텔/호스텔이 유대지구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부다페스트를 여행하는 많은 관광객들이 이 지역에 묵는다. (내가 한달을 머무는 숙소도 유대지구에 위치해있다. 처음에는 이 동네가 9구인 줄 알고 있었다.)

유대 지구에 숙소를 잡으면 여러모로 편한데, 부다페스트의 주요 관광지를 모두 걸어서 30-40분 안에 갈 수 있으며 밤 늦게 돌아다녀도 안전하다. 그리고 5분 거리 안에 슈퍼마켓, 편의점, 레스토랑, 커피숍이 위치해있어 서울에 살고 있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유명세 때문에 부다페스트 내에서 가장 크게 젠트리피케이션을 겪고 있는 지역이며, 카페나 레스토랑 물가가 다른 지역과 비교하여 약간 비싸다.

핫플레이스

[문화 공간] Szimpla Kert (ruin bars)

과거 유대지구에 살던 청년들이 폐허가 된 공장을 헐값에 구매해 펍을 열고, Szimpla Kert(심플러 케르트, 소박한 정원이라는 뜻)라고 이름 붙였다. 이 펍이 유명해지며 현재 부다페스트 최대의 명소로 자리 잡았다. 건물 내부로 들어가면 키치한 장식물과 화려한 그래피티, 낙서가 눈을 사로잡는다.

다양한 레스토랑과 술집이 내부에 위치해 있고, 음악 공연이나 문화 행사도 주기적으로 열린다. 일요일 오전마다 열리는 파머스 마켓도 놓치지 말자.

(나는 일요일 오전 커피사러 가다가 우연히 여기를 발견했다. 다른 도시에서 보지 못한 독특한 공간에 놀라 한참을 구경했다. 저녁에는 사람이 많고 붐비니, 일요일 오전 파머스 마켓에 가서 브런치 또는 마켓 음식을 먹는 것을 추천한다)


Szimpla Kert 인테리어 감성

[레스토랑] Getto Gulyas

헝가리 전통 음식 굴라쉬(고기 스튜, 약간 육개장 맛) 맛집. 모던한 인테리어와 친절한 서비스, 고급스러운 헝가리 전통음식을 10,000원 이내에 즐길 수 있는 곳이다. 예약을 하고 가는 것을 추천한다. 헝가리는 외식 물가가 저렴하고, 미슐랭 레스토랑도 많은데.. 나는 홀로 여행을 와서 방문해보지 못한 곳이 많다. 흑

[카페] Dorado Cafe

제 7구에는 트렌디한 스페셜티 커피숍이 많은데, 유명세만큼 좋다고 느낀 곳은 Dorado Cafe 뿐이었다. 다른 곳은 너무 좁고, 비싸고 커피 맛이 밍밍했다. 2명의 훈훈한 바리스타(헝가리인 + 스페인인)가 운영하는 넓고 미니멀한 공간에서 맛이 풍부한 드립커피를 즐길 수 있다.

 

제 8구. Jozefvaros

유대지구가 점차 관광객으로 붐비게 되면서, 로컬들이 유대지구를 떠나 실제 먹고 마시고 즐기는 동네이다. 헝가리 대학과 공공 도서관이 위치해 있어, 실제 부다페스트 사람들의 일상을 엿볼 수 있다. 유대지구보다 덜 번잡하고, 편안하면서도 힙한 레스토랑, 카페를 거리 곳곳에서 만날 수 있다.

핫플레이스

[문화 공간] Szabó Ervin library

무슨 도서관이 핫플레이스냐고 할 수 있지만, 이 도서관 4층의 공용 공간은 아이비리그 도서관 못지않게 웅장하고 고풍스럽다. 1000원만 내면 도서관 출입 카드를 만들 수 있고, 이 멋진 공간에서 무료로 책을 읽거나 작업할 수 있다. 1층에는 넓은 카페테리아도 있어, 활기 넘치는 대학가 학생들의 모습도 관찰하는 재미가 있다.

[카페/레스토랑] Lumen

부다페스트에서 가장 좋아하는 카페이다. 보헤미안 풍의 이 쿨한 카페에는 주로 프리랜서, 크리에이티브, 디자이너들이 작업을 하거나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다양한 종류의 커피, 음료, 술 뿐 아니라 아침 점심 저녁 식사 메뉴가 준비되어 있다. 음식도 맛있고 가격도 저렴하다. 정기적으로 라이브 공연도 열리며, 카페 위층에는 갤러리가 위치하고 있다.

[레스토랑] JóKrisz Lángos Sütöde

로컬 랑고스(헝가리 전통 도넛. 얇은 빵 위에 슬라이스 치즈와 사워크림을 올린다) 맛집. 1500원만 내면 바삭바삭하고 크리미한 랑고스를 맛볼 수 있다.

 

제 9구. Ferencvaros

다뉴브 강을 따라 부다와 페스트의 노을지는 경관을 바라볼 수 있는 보석같은 지역이다. 다뉴브 강을 따라 30-40분 정도 산책하는 것을 추천하는데, 길을 걸으며 스케이트 보드를 타는 소년들, 벤치에 앉아 농담을 주고받는 커플, 책을 읽는 사람들, 러너 등 여유로운 도시의 풍경을 즐길 수 있다.

핫플레이스

[갤러리] Ludwig Museum of Contemporary Art

부다페스트 최대의 현대미술관. 현대미술을 좋아해서 여행하는 도시마다 현대미술관을 꼭 방문하는 편인데 Ludwig Museum은 공간이나 전시 구성 등 여러모로 인상적이었다. 1층부터 3층까지 3개의 전시장이 있으며 티켓 가격은 6500원 정도이다. 미술관과 같은 건물에 클래식 공연장도 있어 멋지게 차려입은 중년 커플을 많이 만날 수 있는 공간이다.

제 11구. Ujbuda

부다페스트의 숨겨진 진짜 힙스터 동네. 페스트 지역의 상업화에 질린 로컬들이 부다로 이동해 예술과 문화를 꽃피우고 있는 지역이다. 게으른 나는 2주동안 페스트 지역에 콕 박혀 부다에 갈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 그러다 11구에 대한 기사를 읽고, 집에서 30분 정도 떨어진 이 동네를 다뉴브 강을 건너 방문했다. 온갖 레스토랑과 가게들로 거리를 채운 페스트와 다르게 부다 동네는 작고 아기자기한 갤러리, 카페들이 건물 사이에 드문드문 있다 (서울로 보면 망원동 느낌이다) 다음에 부다페스트에 다시 머무르게 되면, 페스트 말고 11구에 숙소를 잡고 지내고 싶다.

핫플레이스

[빵집] Pékműhely 2

부다페스트에 만난 인생 빵집. 간판도 없고, 한명이 서있기도 비좁은 공간이지만 문밖으로 빵을 사려는 사람들로 줄이 길게 서있을 만큼 소문난 베이커리이다. 빵도 하나에 1000원 정도로 저렴한데 바삭하고 맛이 고급스럽다. 나는 다크초콜릿과 생강+코티지 치즈가 들어간 빵을 2개 먹었는데, 한입 베어물자마자 ‘이 우아하면서 풍부한 맛은 뭐지’ 라며 감탄사를 연발했다.

[카페] Kelet Café

부다페스트의 힙스터 카페. 약간 어두운 조명 아래 원목 책장이 둘러싸여 있고, 아티스트 감성의 로컬들이 모여앉아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콜롬비아, 케냐, 에디오피아 원두의 스페셜티 커피 뿐 아니라 필터, 에스프레오, 터키 등 다양한 스타일의 커피를 맛볼 수 있다.

 

 

+) 여기 추천한 공간들은 https://www.offbeatbudapest.com 에서 보고 방문한 곳 중에 선별한 곳이다. offbeatbudapest는 뉴욕에 9년 살다가 부다페스트로 돌아온 헝가리 청년이 만든 부다페스트 온라인 가이드이다. 영어가이드가 괜찮다면, 부다페스트 여행 또는 한달 살기 전 읽어 보길 추천한다. 도시가이드와 핫플레이스도 잘 소개되어 있고, 무엇보다 모든 글에서 도시에 대한 깊은 애정이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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