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는 리스본이 좋다. 오늘은 진지하게 포르투갈어를 배워서 여기서 오래 사는 것은 어떨까 상상해보았다.
1.
내게 좋다는 감정은 산골의 개울물처럼 잔잔하게 흐른다. 첫인상이 괜찮았고, 지내다보니 편안하고, 더 알아보고 싶고, 작은 부분 하나까지 관찰하고 감탄하고 기뻐한다. 그런 마음들이 지속되면 도시에 대한 애정이 깊게 싹튼다.
2.
왜 리스본이 좋을까? 단순히 머무는 동네의 차이일 수도 있다. 베를린 노이쾰른은 서울에서 지내던 이태원/한남 지역과 비슷해서 젊고 트렌디한 가게와 사람들로 붐볐고, 편안함을 주기보다는 새로운 자극과 긴장이 가득한 동네였다. 부다페스트의 7구는 명동, 강남같은 지역이어서 관광객들로 24시간 가게들의 불이 켜져있는, 편리하지만 바쁘고 삭막한 동네였다.
리스본 Roma 은 관광지와 지하철로 20-30분 정도 떨어진 조용한 동네이다. 40-50대의 아주머니, 아저씨가 운영하는 작지만 알찬 레스토랑, 카페들이 골목마다 한 두개씩 위치해 있고 동네 주민들이 방문해 밥을 먹고, 커피를 마시고, 수다를 떤다. 그 이야기가 얼마나 재미있게 들리는지 포르투갈어를 몰라도 귀를 쫑긋 세우고 상상력을 발휘해 내용을 짐작해본다.
동네 사람들은 카운터에 모여 수다를 떨며 커피와 음료를 마신다.
3.
동네의 언덕 위에는 Instituto Superior Técnico 대학과 큰 공원이 위치해 있다. 저녁의 공원에는 맥주를 마시며 휴식을 취하는 대학생들, 산책을 나온 노인 부부, 뛰어노는 아이들과 애완견, 진지한 러너들로 생기가 넘친다.
공원에서 집에 가는 길에는 동네 주민들이 퇴근 후 줄을 서서 물건을 사는 마트가 있고, 각종 서적과 오래된 LP, 와인을 함께 판매하는 수더분하지만 섬세한 취향을 가진 서점이 있다.
구운 치킨과 Morango 쥬스- 간단한 저녁 거리를 사서 집에 돌아갈 때면 이 동네가 참 좋다고, 멋지다고 또 한번 생각한다.
(나는 서울에서도 이런 동네를 원했는데, 왜 적극적으로 찾지 않았을까?)
동네 서점의 예쁜 문고와 오래된 LP, 중고서적
4.
나심 니콜라스 탈레브의 [안티프래질 Antifragile] 를 읽다가 내가 이 동네 사람들에게 받은 인상을 묘사한 듯한 구절을 찾았다. ‘너그럽고, 정직하고, 사랑스럽고, 믿을 수 있으며, 개방적인 품성을 지닌’
5.
언어도 모르고, 리스본도 동네도 아직 잘 모르기 때문에 무지에서 오는 애정일 수도 있지만- 한동안 이 들뜬 기분을 유지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동네 사람들에 대한 인상은 이 그림과 참 닮았다. 소탈하고, 친근하고, 개성있는 사람들.
포르투갈 참 매력있는 곳이죠. 저는 포르투에서 한달, 리스본에서 한달 그렇게 지내봤었는데 둘 다 좋았었어요.
물가 싸고 사람들 친절하고 날씨 좋고요. 음식도 괜찮은 편이죠. 특히 건물들의 타일문양이 참 매력적이죠.
전 로마지역처럼 깊숙히 들어간곳은 거의 가본적없고 거의 강? 바다? 근처에만 있었어요. 이름이 특이하네요. 로마.
두달정도 지냈을 때 포어를 열심히 공부했었어요. 스페인어와 상당히 비슷한데 좀 더 짧고 귀여운 그런 느낌이었어요.
마치 스페인어가 ‘네~’라면 포어는 ‘넹~’ 이런 느낌이랄까요? ㅋㅋ
그립네요. 포르투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