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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톡홀름 한달살기 – 첫 주

런던에서 스톡홀름에 오는 비행기를 놓쳤다.

1.

런던을 떠나는 날, 미루던 비용 영상을 찍다가 비행기를 놓쳤다. 1시간 전에만 런던 게트윅 공항에 도착하면 될 줄 알았는데, 이미 출국 수속이 끝났다. 스스로를 자책하며 다음 비행기 표는 얼마인지 물어보았다. 놓친 비행기 티켓에 지불했던 비용이 12만원인데, 26만원을 더 내야 한다고 한다. 기존에 2배가 넘는 비용에 좌절하며, 런던에서 하루를 더 묵어야 하나 고민했다. 그런데 스카이스캐너에 검색해보니 당일 티켓을 18만원이면 구매할 수 있다. 항공사 직원에게 어떻게 스카이스캐너가 더 싸냐고 물어보자 무심하게 그럴 수도 있다며 온라인에서 구매하라고 한다. 저녁 7:30분을 티켓을 18만원에 구매하고, 기존 티켓은 Tax 와 Service Charge 비용인 4만 5천원을 환불 받았다.

☞ 비행기를 놓칠 경우, 항공사에서 다음 비행 티켓을 구매하는 것보다 온라인에서 구매하는게 더 저렴할 수 있다. 항공사에서 구매할 경우, 이전 티켓 비용에 다음 티켓 비용을 더하는 거라 환불도 안되지만 온라인에서 구매하고 놓친 비행기 티켓을 사용하지 않을 경우, 세금과 서비스 비용을 환불 받을 수 있다. 물론 공항에 일찍 도착해 비행기를 놓치지 않는 것이 제일 좋다….

2.

스톡홀름 Arlanda 공항에 도착하니 저녁 11시 50분이었다. 여기서 숙소까지는 대중교통으로 1시간 30분이 걸린다. 열차를 타고 버스를 2번 갈아타야 하는데 밤이라 배차 간격이 길다. 입국장 검사원은 왜 스톡홀름에 28일이나 머무는지 의심스러운 눈초리로 이것저것 물어보았다. 스웨덴 화폐도 없고, 교통카드는 어디서 구매해야 하는지도 막막하다. 무엇보다 런던 공항에서 오랜 체류로 육체적으로 지쳐있었다. 밤 늦게까지 나를 기다리는 호스트에게도 미안하고… 우버를 타기로 결심하고, 앱을 열어 호출했다. 우버를 타고 사람이 없는 어두컴컴한 길을 40분을 내리 달리는데, 스톡홀름에서의 고생스러운 한 달이 눈 앞에 펼쳐지는 기분이었다.

☞ Alranda 공항에서 숙소까지 우버 비용이 82,000원이 나왔다. 스톡홀름 대중교통비는 비싸기 때문에 열차와 버스를 탔어도 4만원 정도 나온다. 비행기를 놓쳐 여러모로 돈을 잃은 날이었다.

3.

새벽 1시 넘어 도착한 숙소 앞에는 호스트 토베(Tove)가 마중나와 있었다. 토베의 다정한 첫 인사를 듣는 순간 긴장이 풀렸다. 그녀는 따뜻하고 유머러스한 성격이었고, 그녀의 매력이 집에도 고스란히 녹아있었다. 내 방은 에어비엔비 사진에서 보던 것보다 넒고 깨끗했으며, 침대와 이불이 편안하고 푹신했다.

4.

잠을 푹 자고 아침에 일어나니, 토베는 이미 회사에 출근했다. 거실로 나가자 넓은 창문으로 들어오는 햇빛과 깔끔하면서도 아늑한 인테리어가 눈에 들어왔다. 집안 곳곳에는 스웨덴과 핀란드의 국민캐릭터 무민(Moomin) 제품이 재치있게 놓여져 있다. 그녀의 집에는 방마다 큰 창문이 있는데, 스웨덴 건축법 상 창문이 없는 집은 지을 수 없다고 한다.

5.

따뜻한 커피를 한 잔 내려 마시고, 동네 주변을 산책했다. 토베가 사는 빌라 단지에는 큰 공원이 조성되어 있는데 어린아이들을 위한 놀이터가 빌라 구역마다 위치해있다. 이렇게 넓은 집과 공원을 공기처럼 누리고 살다니… 놀이터에 뛰노는 스웨덴 아이들이 부럽기도 하고, 묘한 상실감이 마음에 맴돌기도 했다.

☞ 스웨덴의 집이 넓고, 공원이 곳곳에 조성될 수 있는 것은 국가의 면적과 인구 수의 영향이 크다. 스웨덴의 면적(450,295 km²)은 한국(100,210 km²)의 약 5배인데, 스웨덴의 인구(9.995 million)는 서울의 인구(9.776 million)와 비슷하다…. 인구당 사용면적이 얼마나 차이가 큰건지…

6.

집 주변의 슈퍼마켓 Coop 에 가서 장을 보았다. 스웨덴 장바구니 물가는 서울과 비슷하거나 제품에 따라서는 서울보다 저렴하다. 과일을 장바구니에 담고, 시리얼 코너에서 옆의 할아버지가 구매하는 무슬리를 나도 구매하려고 한참을 바라보았다. 할아버지는 이 무슬리가 맛도 좋을 뿐 아니라, 로컬 농장에서 생산되고(locally produced), 환경 친화적(ecological)이라며 추천한다고 친절히 말씀해주셨다. 우유 코너에 가니, 다양한 종류의 Dairy Free 우유 브랜드가 눈에 띄었다. 스웨덴 전역에 채식주의자와 환경을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며, 관련 브랜드들이 많아지고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스웨덴 슈퍼마켓에서 특이한 점을 2가지 발견할 수 있는데, 슈퍼마켓에서 라거 외에 와인과 위스키 등 술을 판매하지 않고 아무도 계산할 때 현금을 사용하지 않는다. 스웨덴에서는 국가에서 허용한 Systembolaget 매장에서만 술 구매가 가능하다. 또한 정부의 적극적인 Debit Card 정책으로 전세계에서 가장 앞서나가는 cash-free 국가이기도 하다. 나는 국내 신용카드로 결제하자 신분증과 주민등록번호를 요구했는데, 주민등록증에는 한글 밖에 적혀있지 않아 부연 설명이 필요했다.

☞ 해외 결제 수수료가 부담스럽지 않다면, 스웨덴에서는 현금을 출금하지 않고 신용카드만 사용하는 것도 가능하다.

​7.

토베의 집이 워낙 편안하기도 했고, 밀린 일이 많아 집과 동네 밖을 나가지 않고 3일을 보냈다…. 저녁마다 토베와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스웨덴은 많은 부분에서 선진국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다음은 토베와 나눈 이야기, 나의 관찰, 약간의 리서치를 통해 알게된 스웨덴의 특징

1. 스웨덴은 국가 성평등 지수에서 항상 전세계 1~2위를 다툴 정도로 남녀 평등 문화가 발달해있다. 남자들도 여성과 동일하게 육아휴직을 1년 받기 때문에 아빠들이 아이들과 함께 장을 보거나 놀아주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다. 결혼과 출산 이후에도 거의 모든 여성이 일을 하며, 사회적으로 여성의 독립심을 요구한다.

2. 스웨덴에서 결혼은 선택이지만, 가족주의 문화가 강하기 때문에 일정 나이가 되어서도 아이를 갖지 않을 경우 주변에서 의아하게 생각할 수 있다. (물론 대도심이 젊은 세대 중에는 아이를 낳지 않고 솔로로 사는 인구도 점차 늘고 있다)

3. 스웨덴 사람들은 다른 사람을 불편하게 하는 것을 최대한 피한다. 이 때문에 갈등을 피하는 성향이 있으며, 낯선 사람에게 말을 거는 스몰 토크 문화가 없다. (그래서인지 공공장소나 마트에 가면 다른 도시보다 조용하다)

4. 현재 스웨덴에서의 큰 트렌드는 세가지이다. 첫번째 비건 문화, 두번째 환경 친화적/로컬 생산되는 식품과 제품 소비, 세번째 비행기를 타지 않고 기차를 타는 것(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해서라고)

5. 스웨덴 사람들은 커피를 좋아하고, 하루에 주기적으로 커피와 디저트를 먹으며 휴식을 취하는 FIKA를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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