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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이 있는 도시디자인

인간 중심의 도시란 무엇일까?

1.

유럽에 오면 많은 사람들이 역사적인 건축물과 알록달록한 주택가, 호기심을 자극하는 좁은 골목길에 아름다움을 느낀다. 처음에는 그것이 고층 건물과 아파트, 자동차 도로가 주를 이루는 서울과 다름에서 오는 매력이라고 단생각했다.

2.

유럽에서 5개월을 지내며 찍은 사진들을 보면 공원과 광장이 다수이다. 도시마다 멋지다고 생각한 풍경들을 생각없이 찍었는데 모아보니 모두 비슷한 풍경에 이끌리고 있었다.

유럽의 도심에는 크고 작은 공원들이 많고, 자동차가 다니지 않아 사람들이 자유롭게 이용하는 광장이 넓게 펼쳐져있다. 자전거 도로가 길게 뻗어 있고, 걷다 앉아 쉴 수 있는 벤치가 놓여져있다. 건물이나 주택의 높이가 낮아 테라스에 나가거나 창문을 통해 언제든 하늘을 바라볼 수 있다. 골목길에는 작지만 개성있는 가게들이 한 두개 위치해 있어 길을 걸을 때마다 호기심을 자극한다.

 

3.

서울을 떠나기 전 한남역 부근에 3년을 살았다. 회사를 다닐때도 나와서 프리랜서로 일을 할때도 강남으로 출근했다. 두 지역 모두 교통이 편리했고, 편의시설과 각종 맛집, 트렌디한 매장들과 가까웠다. 살기 좋은 동네라고 생각했지만 사람들이 각박했고, 고층 건물들의 인테리어와 용도, 거리의 모습이 점점 비슷해졌다.

4.

왜 서울보다 유럽의 도시가 매력적이게 느껴질까에 대해 흥미를 느껴 여러 서적을 찾아보았다. 이미 내가 느낀 것들에 대해 다양한 학자와 건축가들의 책이 나와있었다. 제인 제이콥스 [미국 대도시의 죽음과 삶] ,얀 겔 [삶이 있는 도시디자인], 정석 교수님 [도시의 발견], 마즈다 아들리 [도시에 산다는 것에 대하여] 책들을 차례대로 읽었고 [얀 겔의 위대한 실험] 다큐멘터리를 보았다. 인간 중심의 건축, 도시가 무엇인지 배웠고 내가 지금까지 살기 [좋은] 도시랑 살기 [편한] 도시랑 구분을 못하고 있었다는 걸 깨달았다.

5.

서울에서 누렸던 편리함은 소비를 전제로 한다. 서울에서 “왜 이렇게 돈을 많이 쓰는거지?” 라는 고민은 나의 소비습관을 넘어 도시의 구조에 원인이 있었다. 서울에는 사람들이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공원과 광장, 거리의 벤치보다는 쇼핑센터와 카페, 문화라는 이름을 얹어 장사를 하는 복합문화단지만 우후죽순 많아지고 있다.

6.

처칠의 말처럼 사람이 도시를 만들지만, 어느순간 도시가 사람을 만들기 시작한다. 소비 없이는 좋은 공간과 휴식을 누릴 수 없는 도시, 자연을 즐기는 것이 사치가 되어가는 도시에서 나는 어떤 사람이 되어가고 있던걸까를 돌아보았다.

7.

도시들은 역사와 발전 방향에 따라 돈, 명예, 삶의 질, 예술 등 각기 다른 가치들의 중요성을 개인에게 메시지로 전달한다. 나의 20대를 보낸 도시, 서울에서의 메시지는 무엇이었을까? 어떤 도시에 살고 싶은지에 대한 질문은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를 찾아가는 과정이다.

1 Comment

  1. 런던 한달지내기를 검색하다가 우연히 오늘 발견해서 살펴보고 있습니다. 용기가 대단하신 분이네요!
    삶에 대한 고민도 많이하시고 그것을 찾아나가는 과정도 무척 흥미롭습니다.
    저도 스무살 이후로 살고있는 서울이라는 곳이 어딘가 맘에 들지않아 단순히 도시가 그러한건가 하고 생각했었는데
    유현준 건축가의 ‘어디서 살 것인가’, ‘도시는 무엇으로 사는가’와 이경훈 건축가의 ‘서울은 도시가 아니다’라는 책을 찾아보고
    진짜 도시다운 도시는 삭막하지 않고 재미있고 살기 좋은곳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문제는 ‘도시’가 아니라 ‘서울’에 있었던거죠 ㅋㅋ
    그래서 ‘도시’에 대한 오해를 풀 수 있었어요. 괜히 ‘도시’를 미워했었거든요.
    저는 지금 ‘시골’에서 2주에 한번씩 주말에 봉사활동을 하고있는데 ‘시골’이라고 무조건 살기좋고 따뜻하진 않거든요.
    그런 삭막함을 떠나 저도 잠깐 쉼을 찾아서 4년전에 5개월정도 한달살기하러 유럽과 남미를 다녀왔었어요.
    저는 그저 쉬고 왔을 뿐이었는데 솔솔님 보니까 정말 대단하시네요. 많은 자극 받고 갑니다.
    유튜브도 정말 재밌게 보고 있어요~ 미국생활 홧팅하시고 1년 프로젝트 마무리 잘 하시길 바랄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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