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arch and Hit Enter

Tully’s Coffee

스톡홀름에서 가장 좋아하는 카페는 tully’s coffee이다.


1.
무질서하게 놓여있는 낡은 원목테이블에 다양한 사람들이 어우러진 이 공간에는 언제나 생기가 느껴진다. 나는 여기에 앉아 바나나 밀크쉐이크를 먹으며 일을 하거나 책을 읽는 것을 좋아한다. 무엇보다 즐거운 것은 가끔 고개를 들어 카페에 앉아있는 사람들을 관찰하는 것이다.

친구에게 근심을 털어놓는 트렌스젠더 언니, 앞에 앉은 남자를 사랑스럽게 바라보는 여자, 문신이 가득한 아저씨와 양복을 입은 아저씨들의 유쾌한 모임, 브런치를 즐기는 멋쟁이 노년 커플, 연보라색 헤드폰을 끼고 노트북을 뚫어져라 바라보는 대학생, 아이스크림을 들뜬 표정으로 기다리는 아이들까지- 여기서는 누구나 자신의 시간을 편안하게 누리고 있다.

2.

스톡홀름에서 힙스터 카페를 몇 개 가보았다. 전혀 작업할 만한 공간이 아닌데 많은 젊은이들이 열악한 환경(?)에서 맥북을 펴놓고 삼삼오오 앉아있다. Drop coffee의 경우 따로 마련된 협소한 공간에서만 컴퓨터를 사용할 수 있고, johan&nystrom 카페의 커피테이블은 쟁반 크기만큼 조그마하다. 블루보틀의 철학처럼 카페는 이야기와 휴식의 공간이지, 노트북을 하는 곳이 아니라는 메시지을 전달하는 것 같은데… 많은 힙스터들이 굴하지 않고 드립 커피를 마시며 작업하는 모습이 재미있다.

3.

과거에는 좋은 삶을 만들기 위해서는 나만 잘하면 된다는 생각이 강했던 것 같다. 좋아하는 일을 찾고, 전문성을 기르고, 괜찮은 생활 환경을 만들고 등등.

스톡홀름에서 와서 공동체, 사회의 중요성을 새삼스레 깨달았다. 개인의 행복에는 공동체의 시민의식, 공공 시설과 정책, 상호 간의 신뢰와 같은 등 사회적 자본이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좋은 삶을 위해서는 국내외 정치와 경제를 이해하고 있어야 하고, 그것이 나와 나를 둘러싸고 있는 공동체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알고 있어야 한다.

카페 이야기를 하다가 왜 이런 생각이 들었을까? 튤리 커피숍에 앉아있는 사람들의 기분좋은 웃음소리가 문득 부러웠던 것 같다.

댓글을 남겨주세요 :)

댓글 남기기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입력창은 * 로 표시되어 있습니다